너굴너굴의 보드게임 리뷰

사실 이전 포스팅(링크) 는 발렌타인을 이용하여 장난삼아 커플 파괴 / 우정 파괴 게임을 소개 해드렸습니다. 절대로 발렌타인데이에 하시면 안돼요! 자칫하면 정말로 싸웁니다.

 

이 포스팅엔 제가 실제로 여자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은(또는 자주 즐겼던) 게임을 포함시켜 봤어요. 행복한 발렌타이를 보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비

저와 여자친구가 가장 많이 했고 가장 잘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카드를 뒷면이 내게 보이도록 든 채, 서로에게 힌트를 주어가며 색깔 별로 1~5까지 모으는 협력게임이죠. 처음 이 게임을 함께 했을 땐 둘이 삐그덕삐그덕 거리며 호흡을 제대로 못 맞추었지만, 지금은 언제해도 20점 이상 가볍게 뽑아낼 정도로 호흡이 딱딱 맞아요. 저와 여자친구 둘 다 눈빛만으로 서로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느낄 수 있는 그 특유의 감정이 좋아서, 때로는 카페에 앉아 몇시간이고 하나비만 한 적도 있습니다. 커플 및 배우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게임 중 하나예요.

 

 

 

타임 스토리즈

전 경쟁적인 게임도 좋아하지만 협력게임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거기에 스토리 텔링까지 들어있다면 더할 나위 없죠. 타임 스토리즈는 그런 점에서 꼭 여자친구과 함께 하고 싶은 게임 중 하나에 속합니다. 타 협력게임과 달리 타임스토리즈에서는 알파게이머(다른 게이머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사람)가 없습니다. 모두가 부분적인 정보를 접하게 되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알아낸 정보를 조합해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죠. 영어라는 커다란 장벽이 문제가 되긴 하겠지만, 만약 그 단점만 극복할 수 있다면 전 이 게임을 꼭 같이하고 싶습니다.

 

 

카루바

테이크잇이지라는 빙고류의 게임이 있는데, 그것을 예쁜 콤포넌트와 재밌는 게임성으로 한단계 끌어올린 카루바 입니다. 규칙이 어려운 것도 아니요, 약간의 레이스 요소가 긴장감을 끌어내며, 길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깔아야 하는 퍼즐적인 요소까지 있죠. 둘 중 하나는 타일을 1번부터 30번대까지 정렬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둘이 해도 충분히 재밌는 게임입니다.

 

 

로스트시티

여자친구가 캐나다에 놀러왔던 날, 해변가에 앉아 맛있는 도시락을 먹으며 함께 했던 게임- 로스트시티입니다. 서로 카드를 번갈아가며 버리고 놓아가며 최대한 점수를 뽑아내는 단순한 게임이예요. 상대방에게 주기 싫은 카드는 손에 꼭 간직하거나 떡밥 카드를 주는 식으로 견제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아 좋습니다. 지나치게 숫자 위주의 건조한 게임이 될 수 있었는데 적당한 인터액션이 그 마른 느낌을 상쇄시켜 줍니다.

 

 

 

 

자이푸르

자원카드를 모아 탈탈 털어가며 점수를 뽑아내야 하는 간단한 2인 게임입니다. 자원을 먼저 팔수록 점수가 높은데다, 많이 팔 수록 보너스 점수를 주기 때문에 ‘언제 무엇을 팔 것인가?’ 하는 것이 꽤 중요하죠. 또한 카드 교환시 조커로 이용되는 낙타를 통해 상대방이 새로운 카드를 깔아주게끔 강요하는 약간의 견제도 있어, 운 / 전략 / 견제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하루 종일 붙잡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 중간중간 돌리면 꽤 좋아요.

 

 

 

 

 

스플렌더

제가 생각해도 가장 기묘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건조하기 짝이 없는 게임인데 정말 많은 커플들이 좋아해요. 묵직한 보석 칩을 이용해 카드를 구입하는게 좋은건지, 구입한 보석 카드로 인해 큰 할인을 받아가며 더 좋은 카드를 구할 수 있는게 좋은건지 잘 모르겠군요. 요목조목 따져보면 사람들이 참 안좋아할 것 같은 게임인데, 반대로 인기가 많은걸 보면 대단합니다. 제 여자친구도 이 게임을 참 자주해요. 다만 사촌들과 너무 많이해서 좀 질린 것 같아 보이는데, 아마 저랑 다시 붙는다면 승부욕을 활활 태우며 재밌게 즐기겠지요. 저 역시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팬데믹

협력게임의 대표주자 중 하나죠. 이 게임을 할 때 저는 절대 여자친구에게 ‘~~~을 해라’ / ‘~~~을 하자’고 제안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선택지를 준 뒤 여자친구에게 고르도록 하거나, 여자친구가 생각한 계획이 있다면 군말 없이 그 계획을 따르죠. 경험자인 제가 이러콩저러콩 다 진행해버리면 그건 솔리테어(혼자 하는 게임)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 ‘그건 아닌거 같아’ 라고 말하기보단 ‘좋은 생각이야’ 하며 의견을 존중하고 믿고 따라주는 것. 저희 커플은 팬데믹 자체보단 그런 대화를 더 즐기는 것 같습니다.

 

 

 

타케노코

게임성 자체로 본다면 타케노코는 사실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화려하고 예쁜 콤포넌트가 그 모든 것을 상쇄해주죠. 이리저리 팬더를 움직이며 밥을 먹이고, 대나무를 키우며, 아름다운 정원을 꾸미는 자체도 꽤나 재밌습니다. 다만 팬더 먹이기 전략이 지나치게 강한 면이 있는데요. 미식가 변형 룰 / 미션 세트 보너스 룰 등을 통해 자체적인 밸런스 조정을 하는게 좋습니다. 매일 하고 싶은 게임은 아니지만 여자친구가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OK 할 의향이 있어요.

 

 

아그리콜라 크고 작은 피조물들

일명 크작피라고 불리는 아콜의 2인 버전입니다. 복잡했던 카드, 수 많은 액션, 피곤한 밥 먹이기가 모두 빠지고 동물과 건축에 모든 것을 집중한 간단 아콜이죠. 일꾼놓기인 만큼 서로간의 견제가 존재하긴 하지만, 아콜처럼 피 말리는 정도는 아닙니다. 게다가 매 라운드마다 동물이 꾸역꾸역 불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이 끝난 후 찾아오는 만족감도 아주 좋죠. 유일한 단점이라면 확장이 필구라는 점인데, 확장을 구하는게 쉽지 않을거예요.

 

 

 

버건디의 성

여자친구과 궁극적으로 즐기고 싶은 게임을 하나 꼽으라면 전 버건디의 성을 고르고 싶습니다. 주사위 두 개를 통해 액션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고, 보드에 깔린 타일에 따라 전략을 수정해야 하며, 자신이 선택한 맵에 따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타일간의 연계를 통해 콤보를 짜내는 재미도 있고, 주사위 불운을 일꾼을 통해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크지 않은 편이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아주 좋은 초~중급 전략게임입니다. 물론 제가 경험이 더 많은만큼 여자친구를 언제든 압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타일을 가져가도록 허용해주며 버건디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면, 언젠간 서로 봐주는 것 없이 ‘크앙크앙~’ 하면서 경쟁적으로 버건디를 즐기는 날도 오리라 생각합니다. 그 날이 기대되네요.

 

 

 

 

해당 리스트는 모든 커플에게 해당 되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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