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너굴의 보드게임 리뷰

발매년도 : 2017년

게임 타입 : 핸드관리

플레이 타임 : 20-30분

플레이 인원 : 2-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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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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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별의 별 게임이 한글판으로 나온다곤 하지만… 의외로 이 게임도 한글판이 있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해당 리뷰는 해외판을 기준으로 합니다( 일러스트에 차이만 있을 뿐 게임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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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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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왕국은 너무나도 간단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7장의 카드를 나눠 받은 뒤, 시작 플레이어부터 덱에서 카드를 한장 뽑거나 이미 누군가 버린 카드를 주워온 뒤 자신의 패 중 하나를 버리는 것으로 턴을 마칩니다.

바닥에 10장의 카드가 버려지면 게임이 끝나며 각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가진 7장의 카드를 가지고 점수를 계산합니다.

각 카드는 기본점수, 카드군, 특정 조합에 따른 보너스 / 페널티 점수, 일부 카드를 무효화 시키거나 무효를 취소하는 등 다양한 점수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 이게 전부입니다. 정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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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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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이 간단하다. 세팅하기 쉽다. 같은 뻔하디 뻔한 요소들은 장점으로 넣지 않겠습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1. 7장의 딜레마

일반적으로 보드게임은 정말 다양한 형태의 딜레마를 플레이어들에게 안겨줍니다. 주사위의 확률. 주어진 선택지. 차별화 된 능력. 턴 순서. 매턴 벌어지는 이벤트 등. 이러한 고민과 갈등이 한데 어우러져 큰 재미를 꽃 피워내죠.

판타지왕국은 손에 쥔 단 7장의 카드로 승부를 거는 게임입니다. 아무리 간단한 게임이더라도 여러가지 딜레마가 있을법도 한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아요. 규칙이 ‘카드를 한장 가져오고 버린다’가 전부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딜레마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순수하게 7장의 카드가 주는 고민으로만 승부를 거는 담대함을 보입니다.

제한된 카드 수로 최대한 효율적인 패를 꾸려야 하다보니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럽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두게 됩니다. 새로운 들여온 고득점 카드로 인해 들고 있던 카드 일부가 죽어버리는 상황도, 반대로 카드의 균형을 해치는 카드를 버림으로써 손패가 가진 숨통을 틔워주기도 하죠. 쉴새없이 손익을 따지며 필요한 카드만을 취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고통 속에서 카드를 교환하며 패를 조금씩 손보며 고쳐가는 과정이 아주 재밌게 느껴지더군요.

이 과정이 왜 재밌게 느껴졌는지 두 가지 이유를 들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2. 다양한 조합

첫째로 각 카드는 여러가지 특징을 띄고 있습니다. 카드가 속하고 있는 카드군(카테고리), 조합에 따라 주어지는 보너스 / 페널티, 특정 카드군을 완전 무효화 시키는 블랭크(Blank) 등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관계를 가지고 있지요. 이러한 복잡한 관계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폭발적인 점수를 주는 뛰어난 카드는 특정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거나 다른 카드군을 무효화 시키는 등 확실한 단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카드와도 대체로 궁합이 잘 맞아 쓰기가 편한 카드들은 득점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가지고 특정한 카드를 중심으로 조합을 짜맞출것인가? 확실하지 않은 것은 버리고 두루두루 뒤떨어지지 않는 무난한 패를 모아 득점을 할 것인가? 특정 카드군 위주로 모을 것인가? 아니면 그때 그때 적당히 좋아보이는 것으로 가져올 것인가? 등 개성만점의 카드를 이리저리 조합하며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찾아내는 과정이 취향에 상당히 잘 맞더군요. 특히 룰이 간결하기 때문에 점수 계산에만 몰두 할 수 있는 점이 게임에 집중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어요.

3. 게임 종료 타이밍

둘째로 바닥에 10장의 카드가 버려지면 게임이 끝난다는 조건도 예상보다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처음 규칙서를 보면 “몇번 라운드 돌면 끝인데?” 싶은 생각이 들거예요. 그러나 생각보다 카드 교환을 여러차례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바닥에 버려진 패를 가져가 점수를 쥐어짜내다보니 중장기전이 되는 경우도 왕왕 있거든요.

게임은 대부분 ‘1~2턴만 더!’ 하고 생각하는 순간 끝납니다. 플레이어들의 패가 완성 되어갈수록 바닥에 버려지는 카드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죠. 이렇다 보니 조금만 더 하면 고득점이 가능한 조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과 함께 서로의 손패를 비교하는 일이 잦습니다. 이제 뭔가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 때 게임이 끝나다보니 욕심과 타협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하는 눈치싸움도 재밌었어요.

반대로 적당히 점수를 확보하고 미칠듯이 덱에서 카드를 뽑아대며 게임의 종료를 앞당기는 것도 재밌습니다. 여기저기에서 ‘그만 뽑으라고!’ 하며 절규를 하는데, 그 비명이 정말 듣기 좋거든요 >:)

위 장점들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서로 얽히고 설킨 7장의 카드를 가지고 최소한의 턴으로 최대한 효율적인 조합을 찾아내는 재미’가 좋다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이제 판타지왕국이 가진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1. 운의 개입

고작 20~30분짜리 게임이 가진 운 요소에 대해 지나치네 마네 왈가왈부 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언급할 것은 해야겠죠.

판타지왕국에서의 시작패는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생각보다 많지 않은 턴을 가지기 때문에 주어진 것에서 가장 큰 점수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막말로 어떤 플레이어는 고득점이 가능한 카드 3장을 들고 시작한 반면 다른 플레이어는 서로 상성이 전혀 맞지 않는 5장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승부는 대략 정해진 채로 게임이 진행되는 경향을 보이죠.

또한 게임에 모든 카드가 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득점 방법을 알면서도 성공할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벌어집니다. 패를 완성시키기 위해 필요한 딱 한장의 카드가 덱의 맨 밑에 잠들어 있는 경우도 흔하거든요.

생각보다 전략적인 요소가 굉장히 부족한 게임입니다.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점수를 꾸역꾸역 한걸음씩 높여가는 숫자놀음 게임이라 보시는게 더 낫습니다.

2. 큰 의미없는 경쟁

게임 내의 경쟁의 요소가 있긴 합니다. 내가 버린 카드로 인해 다른 플레이어가 이득을 보기도 하며, 그 플레이어가 절실히 원하는 카드를 내가 낼름 가져가서 풀지 않으며 버티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직접적인 경쟁으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이렇게 해도 해당 플레이어가 점수를 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며, 이렇게 누군가를 경쟁하기 위해 일부러 보유하고 있는 카드가 내게 득이 되는 일이 많은 편도 아니거든요.

그렇다보니 처음엔 게임을 잘 모르니 자신의 것에만 집중하다가, 카드가 눈에 익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이 모으려는 카드를 날치기 해보고, 그렇게 낄낄대며 웃고 즐기며 견제를 즐기다가, 다시 내 것이나 잘하자는 생각으로 회귀하는 플레이어들이 제법 많습니다.

누군가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견제 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자신의 것을 하는 것이 게임에서 승리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거든요.

이렇다보니 플레이어들이 하는 것이라곤 카드를 뽑고 바꾸는 것 뿐. 견제도 딱히 없고. 인터액션이 많지도 않고. 게임 내내 자신의 카드와 바닥패만 들여다보고. 매 턴마다 점수 계산은 힘들고 귀찮고.. 여기까지 오면 이게 진짜 게임인가 하는 의심까지 들죠.

3. 귀찮은 점수 계산

바닥패가 10장 깔리면 게임이 끝나다보니 게임보다 점수계산이 더 긴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종종 벌어집니다.

물론 앱이나 계산이 능숙한 사람에게 맡김으로써 좀 더 편리하게 계산을 할 수 있긴 하지만… 역시 7장이나 되는 카드를 조건 / 상황 다 따져가며 점수를 매기는 건 상당히 귀찮은 일이죠. 생각치도 못한 점수 계산 실수가 나올 수도 있고요.

여기에 대한 해답은 없습니다. 원래 점수를 얼추 지레짐작하고 틈틈히 계산하며 수지타산을 따지는 게임이니까요. 아쉽지만 타고난 태생을 뜯어고칠 수는 없지요.

여담입니다만 그 와중에 점수 계산을 더 재밌어하며 즐거워하는 괴짜(?)들도 있습니다.  …제가 그렇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나도 간결한 규칙 때문에 흥미가 조금도 가지 않던 게임이었습니다. 너무나도 허술한 게임 종료 조건. 적당히 그려놓은 듯한 일러스트(해외판 기준). 부족한 인터액션. 전략의 부재 등 여러가지로 모자라 보이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당연히 재미없을거라 생각하며 해보았는데… 의외로 제 취향이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테마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카드를 가져왔을 때 / 버렸을 때의 손익을 따지며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암산하고, 상대방이 버린 카드를 낼름 가져와 점수를 늘리고, 게임이 끝났을 때 스스로 일궈낸 점수를 보며 뿌듯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는게 참으로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저는 이 게임을 온갖 드립을 날려가며 대단히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만 이 게임이 많은 분들에게 어필하지 못할거란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요소가 핸드관리/점수계산 두 가지로만 국한된 게임인데다 규칙이 너무 간소하다보니, 핵심적인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이게 게임이야 뭐야?’ 하며 혼란을 느낄 것 같거든요.

전략적인 선택지가 많은가? No.
파고들 요소가 있는가? No.
모두에게 먹힐만 한가? No.

진행 템포가 빠르고 시원시원한가? No.

읽어야 하는 것이 별로 없는가? No.

자주 즐길만한 파티게임으로 보기엔 여러가지로 부적격 투성 아닌가 싶지만…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하면 앉아서 주구장창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가성비 좋은 중독성을 자랑합니다.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들은 판타지왕국을 해보세요. 도대체 이게 왜 재밌는거지? 하며 자꾸만 7장의 카드를 붙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블로그 :: http://raccoonc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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