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너굴의 보드게임 리뷰

#30 – 달무티

2015 – 6위
2016 – 18위

제 대학 시절은 빅투(Big2) 그 자체였습니다. 강의 사이사이 시간이 빌 때마다 친구들과 모여 빅투(일부는 Asshole이라고 부릅니다)라는 클라이밍 게임을 즐겼는데요. 일반 플레잉카드(트럼프 카드)를 이용한 달무티였습니다. 스트레스와 미래 고민을 잊게 해주는 마취제 같은 역할을 해주었어요. 포커 족보를 이용하여 상대방보다 먼저 손을 털어야 하는 이 게임은 간단하면서도 굉장한 중독성을 가졌어요. 당연히 빅투와 비슷한 냄새를 가진 달무티를 싫어할리가 없죠. 달무티는 족보 대신 숫자의 크기로 힘을 비교합니다. 7777 보다 6666이 세고, 33 보다 22가 강한 방식이죠. 저는 달무티를 하며 카드가 빠져나간 수를 철저하게 세다 모두가 방심한 빈틈을 찌르고 왕이 되는 순간을 너무 좋아합니다. 노예가 되어 빌빌대며 살다가 한방에 카드를 털어버리며 왕 혹은 귀족이 되는 순간의 희열도 너무 좋아요. 남녀노소 재밌게 즐길 수 있죠. 부담없는 가격도 굉장한 장점 중 하나죠. 벌칙이 가미되면 게임의 재미가 더 늘어나지만, 모임의 성격에 따라 벌칙의 강도를 조절하는게 중요합니다.

 

 

 

 

 

#29 – D&D

2015 – N/A
2016 – N/A

사실 지난 2년간 이걸 보드게임에 넣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엄연히 주사위, 종이, 기물 등을 이용하는 상용 게임이니 안될 것은 없다고 판단했어요. 물론 대표적인 게임으로 D&D를 넣었지만 겁스나 기타 TRPG를 총칭하는 것임을 알아두셔요. D&D는 제대로 된 멤버만 구할 수 있다면 개인 소장한 모든 RPG게임을 팔아치워도 될 정도로 재밌습니다. 무엇이든 허용되는 세계, 내가 꿈꾸던 캐릭터,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결과로 돌아오며, 반전의 반전이 벌어지고, 쉴새없이 몰아치는 위험 속에서 지혜를 짜내 사선을 넘는 등 다채로운 이야기는 굉장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죠. 물론 마스터를 포함한 모두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이니 제멋대로 행동하고 흐름에 거스르는건 트롤링이지만요. 이야기에 몰입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높고 알아야 할 것도 많지만(전 마스터 역할을 맡으니까 규칙에 대한 이해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매일 매일 종이가 모험과 경험으로 가득 채워지는건 정말 즐거운 경험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어린이들 / 청소년들 / 친구들과 두루두루 할 정도로 자주 활용합니다 🙂 사람들이 제 이야기에 몰입하는걸 보는건 참 즐거워요.

 

 

 

 

 

#28 – 스플렌더

2015 – 82위
2016 – 71위

정말 엄청난 상승폭이군요. 스플렌더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 단순한 게임인데?’ 하고 갸우뚱 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번이고 다시 해봤지만 비슷한 느낌만 받았죠. 유일하게 좋았던건 ‘칩이 묵직하다’는 손맛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차례 게임을 즐기면서 ‘불필요한 수를 조금만 더 깎아내면 더 빨라지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이 ‘조금만 더’가 게임에 몰두하는 원동력이 되더군요. 게임이란건 한 두번 해봐선 절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엔진빌딩의 정수를 잘 뽑아내고 살려낸 좋은 게임입니다. 최근 확장이 추가되며 게임에 변화를 주었는데, 이 순위는 확장이 포함되지 않은 순위 입니다. 순수하게 기본판만으로 이만큼의 매력을 느꼈다고 보셔도 돼요. 다만 확장을 넣는다고 해서 순위가 더 올라갈 것 같진 않습니다. 4가지 모듈로 이뤄진 확장안데, 각 모듈마다 장단점이 있어서 +- 0의 느낌이예요. 건조한 게임이다보니 간혹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이 나옵니다만 전반적으로 초보자/경험자 양측 다 잘 먹히는 편입니다.

 

 

 

 

 

#27 – 웨어워드

2015 – N/A
2016 – N/A

제게 있어 웨어워드는 원나잇 얼티밋 시리즈 & 레지스탕스 시리즈 & 스파이폴 시리즈를 한번에 죽여버린 킬러 게임입니다. 블랙스토리즈에서 언급했듯 스무고개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인데다 시장의 답변 능력, 시어의 적절한 질문, 늑대인간의 연기에 따라 게임 분위기가 바뀌는게 참 좋았어요. 보통 마피아류 게임은 조마조마한 느낌이 게임의 생명과도 다름 없는데, 이 게임은 그런 긴장감이 다소 부족한 편입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제 머리 속에 ‘릴랙스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마피아 게임’이란 독특한 위치를 차지했지만요. 만약 긴장감 넘치고 삿대질이 오가는 마피아 게임을 원하신다면 웨어워드보단 세일럼이나 기타 다른 마피아 게임을 찾아보세요. 그러나 조금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간단한 마피아 게임을 연거푸 즐기고 싶다면 웨어워드는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스무고개 자체가 재밌다보니 몇번이고 해도 질리지 않는 게임이예요.

 

 

 

 

 

#26 – 딕싯

2015 – N/A
2016 – 13위

다소 순위가 하락했네요. 코드네임과 비슷한 포지션의 파티게임 입니다. 중의적인 표현이 가득한 아름다운 카드를 보고 자신이 느낀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고 비공개로 제출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표현과 비슷한 느낌의 카드를 자기 손에서 골라 비공개로 내려놓죠. 이렇게 플레이 된 카드를 모두 섞은 뒤 공개해서 출제자의 카드를 찾아야 합니다. 모두 다 맞추거나 모두 다 틀리면 출제자를 제외한 전원이 점수를 받기 때문에 절묘한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죠. 게임을 하다보면 코드가 맞는지 계속 같은 사람끼리 서로의 카드를 고르며 낚고 낚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너 나랑 잘맞는데?” 하고 빵 터지는 재미도 있습니다. 초심자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오프닝 게임으로 이용합니다. 수 많은 버전과 확장이 있지만 저는 기본판 + 첫번째 확장 조합이 딱 좋더군요.

 

 

 

 

 

#25 – 팬데믹

2015 – N/A
2016 – 35위

최근 팬데믹 레가시가 굉장히 핫했죠? 그러나 그게 팬데믹 레가시가 팬데믹 기본판의 순위 상승의 원동력은 아니예요. 원래부터 팬데믹을 좋아하고 자주 했거든요. 질병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간단하지만 와닿는 테마, 여기저기 보이는 친숙한 도시, 열심히 병균을 치료하지면 눈 깜짝할 사이에 번져가는 병균. 친구들에게 게임을 소개시킬 때 부담도 없고, 게임 내내 동료들과 활발히 의사소통을 나누는 과정이 참 즐겁습니다. 협력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필수 게임이라 생각해요. 단, 자기 주장이 강하여 이 사람 저사람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를 많이 내리는 사람이 있다면 재고하셔요. 분위기가 싹 식을 수 있습니다. 아, 의외로 팬데믹 확장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워낙 기본판이 잘 만들어져서 확장이 전혀 필요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연습중인건 의료병 없이 다른 팀으로만 게임을 깨는건데요. 의료병의 치료능력이 너무 좋게 느껴져서 게임이 고착화 되는 것 같더라고요.

 

 

 

 

 

#24 – 푸에르토리코

2015 – 7위
2016 – 11위

보드게임 긱에서 어마어마한 명성과 인기를 누른 전략게임이자 지금까지도 전략게임 입문용으로서 최고의 효율을 보이고 있는 푸에르토 리코입니다. 출시된 이래로 그렇게 즐겼는데도 할 때마다 게임이 잘 만들어졌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역할을 하나 고를 때 ‘모든 플레이어가 그 액션을 함께 한다’는 발상은 지금봐도 정말 놀라워요. 모두가 동시에 이득을 본다는 개념과 함께 플레이어의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굉장한 아이디어거든요. 덕분에 ‘나만 이득을 보는 액션’을 찾는게 아니라 ‘내가 조금 더 이득을 보는 액션’을 찾아야 하죠. 전략게임인만큼 1~2번 해서는 그 깊은 재미를 느끼긴 어렵지만, 한번 푸코의 매력을 느끼면 최근에 나온 게임과 견주어도 손색 없다는 생각이 들거예요.

푸에르토리코에도 확장이 존재하는데요. 워낙 베이스 게임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단 한번도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비록 순위가 차근차근 떨어지고 있지만 푸에르토리코가 지루해서 혹은 지겨워서 떨어진게 아닙니다. 푸코급으로 재밌게 느낀 게임이 더 있다는 뜻이예요.

 

 

 

 

#23 – 레포갤/롤포갤

2015 – 14위
2016 – 8위(롤포갤 진입)

둘 다 푸코과 비슷한 느낌의 게임입니다. 누군가 액션을 선택하면 다 함께 해당 액션을 취하는 게임이죠. 그러나 간편한 세팅 때문에 푸코보다 좀 더 자주 돌아가요. 그게 순위를 가른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지난 해에 이 두 게임을 너무 잘 설명한 듯하여 뭐라 보충할 내용이 없네요… 그래서 해당 내용은 2016년도의 글로 채워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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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게임은 각각의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스 포 더 갤럭시는 오묘하고 난해한 아이콘 때문에 사람들이 배우다 포기하는 경우가 잦으며, 롤 포 더 갤럭시는 텍스트로 인해 게임이 훨씬 더 쉬워졌지만 가리개 뒤에서 주사위를 조작한다는 비공개적 특징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죠. 공통적인 진입장벽을 꼽으라면, 유독 우리나라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SF 테마도 있겠네요.

레이스 포 더 갤럭시는 처음하면 버벅거리며 내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한번 익숙해지면 그 특유의 빠르고 경쾌한 게임 템포로 인해 ‘한번 더!’가 자연스럽게 나오죠. 게다가 카드 더미 안에 여러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특징있는 행성 & 개발카드를 많이 넣어두었기 때문에, 카드의 기능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이 카드는 저 카드와 써봐. 정말 끝내줄거야. 그리고 이런 류의 카드와 궁합이 아주 좋아.’ 하는 디자이너의 생각이 느껴집니다.

저는 첫번째 확장을 넣었을 때야말로 진정한 레이스 포 더 갤럭시가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약세였던 카드군에 생명을 불어넣거든요. 그 이상의 확장은 사실 과유불급으로 느껴집니다. 덱이 한바퀴를 채 돌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아예 못보는 카드가 나오는 만큼 전략성이 되려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아, 여담이지만 첫번째 확장은 원래 베이스 게임과 함께 디자인 된 카드들인데 확장으로 빠졌다고 들었습니다. 이유불문하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방식의 확장이예요.

롤 포 더 갤럭시는 레이스 포 더 갤럭시보다 훨씬 접근성이 높습니다. 모든 행성/개발 타일의 능력이 영어로 쓰여있기 때문이죠. 주사위를 컵에 넣고 샤카샤카~ 하고 흔들어서 쿵! 내려찍는 손맛도 아주 좋습니다. 레이스 포 더 갤럭시만의 ‘저녀석이 무슨 액션을 고를까? 이 액션을 고르겠지? 그럼 난 이걸 고르자’ 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야 하는 게임성도 롤 포 더 갤럭시에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두 게임 중 무엇이 더 낫냐는 질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거의 동급으로 재밌게 하고 있거든요. 만약 빠른 템포로 게임을 하고 싶다면 레이스 포 더 갤럭시를, 주사위를 달칵달칵- 굴리며 파티스러운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롤 포 더 갤럭시를 고르겠습니다. 어떤 것이든 좋아요. 하면 할수록 재밌습니다.

 

 

 

 

 

#22 – 메이지나이트

2015 – 19위
2016 – 27위

글룸헤이븐이 전투 방식에 올인한 작품이라면 메이지 나이트는 전투를 간결하게 만들고 탐험, 육성, 계획에 힘을 쏟은 게임입니다. 캐릭터마다 주어지는 고유한 덱을 차츰 불려가며, 카드로 이동하고 전투를 하며 맵을 돌아다니죠. 공성전 같은 개념도 있고, 마을에서 휴식을 한다던가 마을을 불태우는 등 의외의 행동도 가능한 독특한 게임입니다.

시중에 메이지나이트와 비슷한 테마의 RPG 게임은 많지만 메이지나이트만큼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게임은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개인에게 주어진 덱을 이용하여 이동 / 공격 / 회복을 진행하게 되는데, 계획없이 카드를 남발하다간 중요한 순간에 카드가 없어서 전략이 꼬이게 되는 일이 잦거든요. 언제 어떤 카드로 어떤 행동을 할지 하나하나 모두 계산해야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RPG 게임치고 머리가 꽤나 아픈 편입니다. 잔룰만 극복할 수 있고 이 게임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친구들만 있다면 정말 이만한 게임도 없습니다.

 

 

 

 

#21 – 쓰루 디 에이지스

2015 – N/A
2016 – 21위

똑같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군요! 작년 쓰루 디 에이지스를 처음 배웠을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쓰루 디 에이지스에 대한 극찬은 여러번 들어왔지만 ‘뭐 얼마나 재밌겠어’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문화, 과학, 군사력, 생산을 모두 관리하는게 그렇게 어려울 줄이야…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항상 부족한 부분이 한 두개씩 생기더군요. 스플렌더와 마찬가지로 ‘조금만 더!’, ‘한턴만 더!’ 하며 최적의 수를 찾으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네요. 문명게임 답게 군사력을 서로 높여가며 간접적으로 견제하는 부분도 재밌었고, 게임이 흘러가는 것을 예측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이벤트를 묻어야 하는 부분도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특히 플레이어끼리 동맹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특히 군사력으로 단순히 파괴만 일삼아선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오프라인으로 하면 지나치게 길어지는데다 손톱만한 큐브와 디스크를 이리저리 움직이는게 엄청 귀찮아요. 그러나 한번 시작하면 푸욱~ 빠져서 할 정도로 재밌게 즐긴답니다. 쓰루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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